나도 고소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던 이야기
요즘 인터넷에서 별의별 일이 다 벌어지잖아요. 악성 댓글, 협박, 명예훼손 같은 거 말이에요. 전에는 그런 얘기 들으면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제 일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저는 블로그랑 SNS를 꾸준히 해온 40대 중반의 엄마이자 프리랜서인데요. 작년 이맘때쯤, 댓글 하나로 시작된 일이 고소까지 가게 됐어요.
그냥 일상 공유하는 글이었는데, 어떤 사람이 계속 비방 댓글을 남기더라고요. 처음엔 한두 번이니까 무시했어요. 근데 반복되다 보니 이게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 거예요. 모욕적이고, 가족까지 언급되고, 너무 수치스러웠어요. 처음엔 그냥 차단하면 끝나겠지 싶었는데, 계정을 바꿔가며 계속 달더라고요. 진짜 소름 돋았어요.
더는 참을 수 없었던 순간
하루는 제가 아들하고 여행 다녀온 걸 올렸는데, 거기에 “애는 무슨 죄냐?” 이런 식으로 달린 거예요. 그 순간 이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구나 싶었어요. 저 혼자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지인이 “고소 한 번 해보는 건 어때?”라고 조심스레 말했을 때 처음에는 엄두가 안 났어요. 막연히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 것 같고요.
그래도 계속 이렇게 당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을 다잡고 직접 고소장을 써보기로 했어요. 솔직히 이게 인생 처음 써보는 고소장이다 보니까 너무 막막했어요. 변호사 사무실에 가야 하나, 경찰서에 가야 하나, 온라인으로 되는 건가… 별별 생각이 다 들었죠.
고소장 접수하는 곳을 알아보는 데만 며칠
먼저 주변에 실제로 고소해본 사람이 없으니까, 인터넷을 샅샅이 뒤졌어요. 대부분 변호사를 통해서 진행한 후기만 많고, 저처럼 혼자 써서 접수한 이야기는 많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비용 문제 때문에 직접 써보기로 했거든요.
알아보니까 고소장은 경찰서, 지구대, 파출소에서도 접수할 수 있대요. 그런데 가장 깔끔하고 체계적으로 처리되기 쉬운 건 경찰서 민원실이라고 하더라고요. 특히 요즘은 **인터넷 ‘국민신문고’**를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도 가능해서 일단 온라인으로 먼저 접수했어요.
정확히는 ‘범죄신고’ 메뉴에서 내용 작성하는 방식인데, 거기다 고소장을 첨부파일로 넣는 식이더라고요. 다만 경찰서에서 나중에 출석 요청을 받게 되면 직접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하긴 해요.
고소장 쓰는 법, 인터넷에 있는 양식은 너무 딱딱해요
양식을 구글에 검색하면 많이 나오긴 해요. ‘고소장 양식’ 치면 워드 파일이나 한글 파일로 된 거 많은데, 너무 법률 용어투성이더라고요. 저는 그걸 참고만 하고, 제 나름대로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작성했어요.
대략적으로 이런 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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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인 인적사항 – 이름, 주소,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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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소인 정보 – 가능한 한 정확하게 (아이디, 닉네임, 캡처 자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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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 내용 –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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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사항 – 처벌을 원한다, 접근 금지를 요청한다 등
저는 텍스트만 쓰는 대신 캡처 이미지, 게시물 원본 링크, 댓글 시간 기록 같은 걸 아주 꼼꼼하게 첨부했어요. 증거 자료는 많을수록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직접 고소장 작성하고 접수했을 때 든 생각
문서 만드는 데만 하루가 걸렸어요. 진짜 머리 아프고 스트레스였죠. 글 쓰는 거야 블로거니까 익숙한데, 고소장이라는 문서는 또 완전 다르더라고요. 감정을 섞을 수는 없고, 객관적인 진술을 해야 하니까요.
결국 경찰서 민원실에 직접 출력해서 들고 갔어요. 민원실 직원분이 생각보다 친절하게 잘 안내해줘서 다행이었어요. 접수하는 데 시간은 오래 안 걸렸고, 필요한 서류만 다 준비해 가면 별문제 없어요.
처음 접수하면 사건번호가 생기고, 며칠 내로 담당 형사님이 배정돼요. 그리고 출석 요청이 오는데, 그때 가서 다시 진술하고, 증거물도 제출하게 돼요.
고소 진행 중 겪은 일과 감정
형사님이 연락 오셨을 때, 솔직히 좀 무서웠어요. 내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닌데 괜히 심장이 벌렁벌렁하더라고요. 조사 받는 날, 경찰서에 도착해서 대기하다가 조사실로 들어갔는데, 조용하고 차분하게 진행됐어요.
형사님은 이미 제출한 고소장 내용을 쭉 검토하고 계셨고, 추가로 궁금한 부분 몇 가지 질문하셨어요. “이 피고소인이 실제로 어떤 피해를 줬다고 생각하시나요?” 같은 질문이었는데, 저는 그동안 받은 상처와 스트레스에 대해 솔직하게 말했어요.
그렇게 진술이 끝나고 나면 피고소인에게 연락이 가고, 출석 요청이 간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직접 결과를 실시간으로 알 수는 없고, 중간에 한 번 정도 수사 진행 상황을 문자로 받았어요.
고소에 드는 실제 비용은?
이 부분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텐데요. 직접 고소장을 작성해서 제출하면 비용은 거의 들지 않아요. 출력 비용이나 교통비 정도?
그런데 변호사를 선임하면 비용이 확 올라가요. 저도 상담만 받아봤는데, 명예훼손, 모욕 같은 사건은 보통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직접 해보자’ 쪽으로 방향을 정했던 거고요. 진짜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내가 뭔가 대응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심리적으로 많이 안정됐어요.
결과는 어떻게 됐냐면요
약 2달 정도 지나서 연락이 왔어요. 피고소인 신원이 특정됐고, 형사처벌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정식으로 검찰 송치가 되고, 벌금형이 예상된다는 식의 통보를 받았고요.
형사합의 제안을 받기도 했는데, 저는 합의보다는 정식 절차대로 진행되길 바랐어요. 돈을 받고 끝낼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었거든요. 결국 그 사람은 모욕죄로 벌금형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느낀 점, 그리고 이걸 왜 공유하냐면요
고소라는 단어 자체가 무겁잖아요. 저도 처음에는 너무 낯설고 두려웠어요.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까, 억울한 상황에서 당하고만 있으면 더 괴롭더라고요.
진짜로 고소까지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너무 겁먹지 말고 하나씩 차근히 진행해보세요.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는 많지만, 결국 중요한 건 자기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준비했느냐예요.
마무리하며, 한 줄 팁
“고소장은 감정이 아닌 팩트로, 증거는 최대한 많이, 접수는 망설이지 말고!”
혹시 저처럼 인터넷에서 상처받으신 분들 있다면, 제 이야기 참고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