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지원금 도전하게 된 계기
제가 딱 서른아홉이 되던 해, 그러니까 딱 마흔을 앞두고 있던 시기였어요. 회사 생활을 15년 가까이 했는데, 마음 한 구석에 항상 있었던 게 있었어요. “나만의 가게, 나만의 일,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 이 생각이요. 근데 생각만 하다가 인생 다 가겠더라고요. 마침 그때 일이 조금 꼬이기도 하고, 퇴사를 하게 되면서 그동안 쌓아놨던 퇴직금, 적금 이런 걸로 뭔가 도전을 해볼까 싶었어요.
근데 진짜 문제는 자본이었어요. 아이템은 있는데, 초기 자금이 너무 부담되는 거예요. 그래서 정부 지원사업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알게 된 게 바로 청년창업지원금이었어요. 사실 저는 ‘청년’이라는 단어에 제가 해당 안 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만 39세까지는 지원 대상이더라고요. 그걸 알고 진짜 뛸 듯이 기뻤어요. 아직 기회가 남아 있었다는 게 정말 고마웠어요.
청년창업지원금, 조건부터 꼼꼼하게 알아봤어요
우선 지원받을 수 있는 조건부터 하나하나 따져봤어요. 간단히 말하면 이런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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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9세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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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한 지 3년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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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 등록증이 있어야 하고, 업종도 제한이 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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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지원 불가한 경우가 있어서, 예전에 다른 정부지원금 받은 적 있으면 안 되는 경우도 있고요
저는 운 좋게도 다 해당됐어요. 38살에 창업해서 사업자 등록은 한 지 1년도 안 된 상태였고, 예전엔 다른 지원금 받은 적도 없었고요. 다만 업종 제한이 조금 복잡하게 느껴지긴 했어요. 제 사업 아이템이 ‘지역 농산물 기반 식품 브랜드’였거든요. 이게 유통업에 해당할 수도 있고, 제조업으로 볼 수도 있는 거라 헷갈리더라고요. 그래서 중소벤처기업부 콜센터에 직접 전화해서 물어봤어요. 상담하시는 분이 굉장히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는데, 결과적으로 저는 신청 가능하다고 확인받았어요.
신청 절차, 생각보다 꼼꼼하게 준비해야 했어요
지원금 신청 절차는 크게 보면 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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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예비창업패키지/초기창업패키지 사이트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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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가입하고 기본정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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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서 작성해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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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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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심사 (프레젠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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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발표 후 선정
이 중에서 제일 빡센 건 사실 사업계획서 쓰는 거였어요. 막상 써보려니까 진짜 막막하더라고요. 나름 창업아이템에 애정도 있고 비전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글로 풀어내는 게 어렵더라고요. 저는 이전에 직장 다닐 때 문서 작성도 많이 했고, PT도 자주 했던 편인데도 이건 좀 다르더라고요.
시장조사, 경쟁사 분석, 매출계획, 인력운영계획, 향후 3년 성장전략까지… 그냥 막연하게 ‘좋은 아이템이니까 되겠지’ 하고 접근하면 안 되는 부분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지역 청년창업센터에서 운영하는 무료 컨설팅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도움을 받았어요. 제 아이템을 같이 봐주시고,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지 방향을 잡아주시더라고요. 완전 신세계였어요.
대면심사 준비, 머리카락 빠질 뻔 했어요
서류가 통과되면 대면심사라는 게 있어요. 일종의 발표인데, 제 아이템을 설명하고 심사위원들 앞에서 Q&A도 받는 거예요. 진짜 그거 준비하면서 머리카락 반은 빠진 것 같아요.
먼저 발표자료(PPT)를 만들었어요. 저 같은 경우는 7장 정도로 구성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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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아이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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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걸 하게 됐는지 (창업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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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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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수익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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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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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확장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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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 구체적인 계획
이걸 10분 안에 말해야 해서 연습도 엄청 했어요. 하루에 다섯 번씩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연습했는데, 나중에는 자다가도 중간내용이 머릿속에서 자동 재생되더라고요.
Q&A는 예상 질문 20개 정도 뽑아서 답변 준비했는데, 실제로 받은 질문 중에 제일 당황스러웠던 건 “귀하의 사업이 실패할 경우, 대응 전략은?”이었어요. 그런 질문이 나올 줄은 몰랐거든요. 그때 당황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침착한 척하면서, 온라인 판매 채널 다변화와 재고 최소화 전략을 말했더니 고개를 끄덕이시더라고요.
최종 선정! 하지만 지원금은 그냥 주는 게 아니더라
대망의 발표가 나던 날, 정말 손에 땀을 쥐고 기다렸어요. 그리고 문자로 “최종 선정되었습니다”라는 한 줄이 딱 오는 순간, 진짜 눈물이 핑 돌았어요. 드디어 내가 뭔가 해냈구나 싶은 그 느낌…
그런데! 지원금은 한 번에 뿌리는 게 아니더라고요. 단계별로 심사와 확인을 거쳐서 지급되는 구조였어요. 먼저 협약서 작성하고, 그다음에 사업비 집행계획서를 제출해야 했어요.
예를 들어 내가 사무실 임대비용, 장비 구입비, 마케팅비용으로 얼마를 쓰겠다 이렇게 써내야 하고, 실제로 쓴 후에는 영수증, 세금계산서, 통장 거래내역까지 다 제출해야 해요. 아무렇게나 쓰면 절대 안 되고, 카드도 전용카드를 사용해야 했어요. 이거 모르고 일반 체크카드 썼다가 한 번 반려당해서 다시 제출했거든요.
그러니까 솔직히 말하면 ‘지원금 받는 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더라’는 걸 몸으로 느꼈어요.
그 이후, 결과와 느낀 점
청년창업지원금 덕분에 저희 브랜드는 지금 쿠팡, 스마트스토어, 마켓컬리 등에서 제품을 팔고 있어요. 처음엔 하루 1~2개 주문 오면 박수치고 난리였는데, 요즘은 월매출 700만 원 정도는 꾸준히 나오고 있어요.
물론 이게 다 지원금 덕분은 아니에요. 제가 발품 팔고, 잠 못 자고, 계속 피드백 받고 개선했기 때문에 된 거죠. 그래도 만약에 그때 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처음 창업 준비하는 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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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서, 미리미리 쓰세요. 절대 하루만에 못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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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질문은 꼭 리스트업해서 답변 준비해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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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계획서, 지출증빙은 꼼꼼히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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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은 그냥 돈이 아니고, 관리가 필요한 예산이에요.
한 줄 요약
“청년창업지원금은 기회지만,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선 준비가 더 중요해요. 준비된 사람에게 문이 열려요.”
필요하신 분들, 망설이지 말고 한 번 도전해보세요. 저는 진짜로 그 문을 열고 나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