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이 당연해진 요즘, 점심이 제일 고민이더라
집에서 혼자 일하다 보면 하루 중 가장 애매한 시간이 점심시간이에요. 뭔가 열심히 일하다가도 배가 고프면 집중이 확 풀리고, 배고프다고 막 차려 먹자니 또 귀찮고요. 저 같은 경우엔 블로그 작업을 주로 오전에 몰아서 하다 보니까 점심시간쯤 되면 거의 기력이 바닥나요. 그래서 예전엔 그냥 편의점 도시락으로 대충 때우곤 했어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조차도 질리고, 나름 건강까지 챙기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간단하면서도 맛있게, 그리고 속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점심’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요리 실력은 없고, 부지런한 편도 아니라서 ‘딱 15분 안에 끝낼 수 있는 구성’만 계속 찾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하나씩 실패도 해보고 괜찮았던 것도 기억해두면서 저만의 점심 루틴이 생겼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 풀어보려고 해요.
냉장고는 텅 비고, 배는 고픈 그 순간
어느 날 아침, 글 하나 마무리하고 시계를 보니 딱 점심시간. 냉장고 문을 열어봤는데 먹을 게 진짜 하나도 없는 거예요. 남은 반찬도 없고, 밥솥에도 밥 없고. 순간 배달앱을 켰다가 문득 ‘이렇게 매번 시켜 먹을 순 없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눈에 띈 게 식빵 한 봉지였어요.
그래서 바로 만든 게 ‘에그 샌드위치’였어요. 계란 두 개 삶아서 으깨고, 마요네즈랑 소금 조금 넣고 섞은 다음 식빵에 넣어주기만 하면 끝. 한쪽엔 양상추도 살짝 깔았어요. 이게 너무 맛있는 거예요. 배도 든든하고, 재료도 간단하고, 심지어 설거지도 거의 없었어요. 그날 이후로 뭔가 ‘샌드위치류’에 꽂혀서 몇 가지 더 만들어보게 되더라고요.
자주 먹는 간단한 조합들
제가 자주 해먹는 조합 몇 가지 소개해볼게요.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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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마요 덮밥
밥 위에 참치 한 캔, 마요네즈, 간장 조금, 후추 살짝 넣고 비벼 먹는 거예요. 김가루 있으면 금상첨화. 이건 진짜 3분이면 돼요. -
두부 샐러드
연두부나 부침두부를 데운 다음, 양상추나 오이랑 같이 넣고 발사믹소스 뿌려 먹어요. 단백질도 챙기고 속도 편해요. -
김치볶음밥
김치랑 남은 밥만 있으면 되니까 제일 자주 해먹어요. 여기에 계란 하나 넣어서 반숙으로 마무리하면 완벽해요. -
전자레인지 스크램블에그 토스트
계란을 머그컵에 깨서 돌린 다음 식빵 사이에 넣으면 끝이에요. 여유 있으면 치즈 한 장 추가.
이 조합들은 재료가 단순하고 준비 과정이 짧아서 일하는 중간에 만들기 딱 좋아요. 밥상 차리는 느낌보다 그냥 ‘에너지 충전용 간식’ 같은 느낌도 있어서 좋고요.
조금 더 부지런할 땐 이렇게도 먹어요
물론 매번 간단하게만 먹는 건 아니에요. 뭔가 기분전환하고 싶거나 시간이 조금 여유로울 땐 요리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간단한 메뉴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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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가슴살 쌈밥
삶아 놓은 닭가슴살, 밥 조금, 상추, 쌈장만 있으면 되는데, 이게 손으로 하나하나 싸먹는 재미가 있어요. 혼밥이어도 기분전환이 되더라고요. -
칼국수 사리 라면
칼국수 사리랑 집에 있는 재료로 간단히 끓이면 라면보다 부담 없고 포만감도 오래가요. 저는 냉동실에 칼국수 사리 꼭 쟁여놔요. -
계란말이 도시락 스타일
계란 세 개 풀고, 당근, 파, 양파 조금 넣어서 계란말이 만들고, 옆에 밥이랑 김치만 있으면 도시락 느낌 나요. 혼자 먹는 것도 왠지 차려먹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실패도 있었어요
물론 실패한 메뉴도 많았어요. 유튜브 보고 따라한 ‘귀리밥 샐러드’ 같은 건 제 입맛에 전혀 안 맞았고, 냉동 식품 몇 개는 해동이 너무 오래 걸려서 배고픈 상황에 짜증만 나더라고요. 그리고 간편하게 먹겠다고 시리얼만 먹은 날은 두 시간 만에 배가 고파져서 집중도 못 했고요.
그런 시행착오 겪으면서 결국 ‘나에게 맞는 포만감’과 ‘준비할 수 있는 에너지 수준’을 고려하게 됐어요. 너무 거창한 요리는 현실적으로 안 되니까 결국 루틴화된 몇 가지 메뉴만 돌려 쓰게 되더라고요.
요즘 제 점심 루틴
요즘은 거의 패턴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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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김치볶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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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두부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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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계란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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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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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라면 or 칼국수 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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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외식이나 배달
이렇게 루틴을 만들어놓으니까 장 볼 때도 고민이 줄고, 매일 ‘뭐 먹지?’라는 스트레스가 줄었어요. 냉장고도 덜 어지럽고, 비용도 훨씬 줄었고요.
느낀 점
사실 간단한 점심이라고 해서 꼭 ‘대충 때우기’는 아니더라고요. 딱 제 컨디션에 맞춰서 먹고, 너무 배부르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조절하는 게 훨씬 더 만족스러워요. 혼자 일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작은 식사 하나에도 리듬이 생기고, 그게 하루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는 느낌이에요.
귀찮다고 넘기지 않고 ‘내가 내 몸을 챙기는 시간’이라 생각하니까 점심시간이 더 의미 있어졌어요.
마무리하며
저처럼 집에서 혼자 일하면서 점심 고민하시는 분들 많을 거예요. 너무 잘 먹으려고 하지 말고, 너무 대충 먹지도 말고, 내 일상에 맞는 ‘간단한 패턴’ 하나 만들어보세요. 점심시간이 기다려질지도 몰라요.
한 줄 팁
간단한 점심은 요리 실력보다 ‘꾸준히 준비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더 중요하더라고요.